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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나라의 주린이/주린이 일기

[주린이K 일기] 1. 결국, 시간이 돈이고, 돈이 시간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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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말이랍시고 공부, 공부를 했습니다.

 

 

일단 종목을 쭈욱 둘러보죠.

이래저래 종목을 압축했더니 한 세 가지 정도 종목으로 좁혀집니다.

월요일 장이 열리고 숫자들이 오르내리기 시작합니다.

마음 같아선 세 종목을 모두 매수하고 싶지만,

씨드가 없으니 한 종목을 사기로 해요.

조금씩 사다 보면 상승세에도 탄력을 못 받으니

일단 고.

 

 

셋 중 하나, 선택.

매수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.

 

 

잔고 창을 지켜보기 시작합니다.

어, 오르기 시작합니다. 역시,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어.

잔고를 물들인 붉은색에 살짝 설레기 시작합니다.

 

 

근데, 이내 상승을 멈추고 움직임이 보이지 않죠.

무슨 일이지?

그때, 호가창에 던지는 물량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.

이쉐끼들아 그만 던져!!!!!

방금 전 예상 실현수익이 꼴랑 몇 백 원이었는데

단숨에 마이너스 몇 천 원을 찍었어요,

 

 

이걸 어쩌지...

 

 

그때, 그간 보아왔던 다른 종목이 부릉부릉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.

고민이 시작되죠. 아씨... 이거 날아갈 것 같은데...

몇 천 원 손해는 지금 이거 날아가면 메꿔질 거야.

두 눈을 질끈 감고

 

 

매도주문이 채결되었습니다.

 

 

그렇게 갈아탔는데...

이번 건 자비 없이 사자마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.

심장이 벌렁벌렁

어쩌지 나와야 하나. 기다리면 오를까.

어쩌지? 어쩌지?

 

 

아, 몰라. 일단 빼자.

 

 

매도주문이 채결되었습니다.

 

 

다행이다 매도 즉시 하방으로 막 떨어지는 차트를 보고 있자니 조금 안도가 밀려옵니다.

역시, 판단은 빨라야 해.

 

 

이젠... 어쩌지 어쩌지....

그래. 이번엔 길게 보는 거야.

이제 안 빼. 절대 안 빼.

마지막으로 봐 둔. 오늘 움직임이 없었던 그 종목!

 

 

매수주문이 채결되었습니다.

 

 

띠링띠링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합니다.

첫 번째 종목 Vi 소식에 게시판이 들썩들썩

내 입에서 나오는 쌍욕을 듣자니 기분이 묘하군요.

대체 오늘 뭘 한 건가 싶습니다.

 

전 6개월 차 주린이 입니다.

씨드? 없죠. 없어요. 없어.

그나마 시작했던 시드 중 1/3이 날아갔습니다.

대상승장? 그건 어느 나라 얘깁니까?

나만 빼고 다 날아갑니다.

한 번쯤은 나도 껴줄 만도 한데...

와... 이 나이를 먹어 주식시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느낌입니다.

 

 

그렇다고 뭔 잡주를 샀냐고요?

No,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.

이젠 눙물도 안 나오네요.

 

 

긴 시간 주식을 해온 사람은 아니지만

하나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.

주식은 기다림.

지금 내가 가진 1000원이 내일 1100원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.

 

 

누가 뭘 샀더니 30% 상승했다더라

누가 뭘 샀더니 50% 상승했다더라

내 잔고는 파란데 왜 다들 상승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.

 

 

상승해야 하는데!!! 하는 강한 초조함은 당장 오르지 않는 10원에 집착하게 하고

떨어지는 10원에 심장을 끌어내립니다.

 

호가창에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죠.

그렇게 호가창에 눈이 묶이면,

상승하는 날은 기뻐 날뛰고,

하락하는 날은 심장이 아픕니다.

이게 계속되면 우울증이 옵니다.

정상적으로 살 수가 없어요. 절대.

 

 

허공에 대고 복창합니다.

주식은~ 기다림이다!!!

 

사실, 이 시장은 씨드가 작은 사람들에게 불리한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.

씨드가 작으면 분산이 어렵고, 분산이 어려우면 기다리기가 힘들죠.

‘기회비용’이란 말로 토끼처럼 10원 20원에 100원 200원에 뛰어다니게 됩니다.

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.

 

 

씨드가 많은 사람들이 유리한 이유는 하나입니다.

그 씨드를 분산해 놓으면 되기 때문이죠.

이게 떨어지면 저게 오를 것이고,

기다리면 오릅니다.

당장 주식에 넣어둔 씨드가 나의 생을 위협하지 않으니 기다릴 수 있죠.

(물론 아닌 경우도 있죠. 몰빵이 그래서 위험한 듯해요)

 

 

작전주나 재무제표 개 엉망인 주식을 찾아서 사지 않는 한

시간이 결국 돈을 벌어줍니다.

물론 많이 벌어준다는 것은 장담 못해요.

많이 벌어주는 쪽으로 투자하는 것이 실력이겠죠.

이 시장에 몇 달 안 있어 봤지만 금방 몇만 원을 먹고 나오는 것이 아닌

‘길게’ 기다리는 사람이 ‘크게’ 먹는구나... 하는 생각이 듭니다.

망했다는 생각에 버리고 나온 주식들 다들 제자리를 찾았어요.

내 주식이 안 오른 것보다 그것들이 제자리를 찾는 게 더 열 받기도 합니다.

 

 

아, 결심했어. 그래. 나도 크게 먹어보자!!

아차차.

난 이미 바닥 뚫고 들어가는 종목들만 가지고 있지 참!

 

 

오늘도 다짐합니다.

이거 물려있는 거만 다 빼면, 나 진짜 우량주에 넣어두고 장투 할 거야.

그리고 MTS 지워버릴 거야.

그것도 일단, 물려있는 것부터 나와야 해결이 됩니다.

어렵네요.

길게 기다리는 것도 그 ‘맛’을 보고 ‘경험’을 해봐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.

 

 

나도 못 기다리면서 기다리라고 말하는 게 어불성설이지만

뭐, 성공한 사람만 조언하는 건 아니잖아요.

찐 조언은 실패한 이의 조언이라고 하니까요.

 

 

오늘 장도 모두 수고하셨어요.

나의 사이버머니가 내일은 하나라도 붉게 물들길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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